preaching & sermon

마틴 로이드 존스, "복음주의란 무엇인가?" 중 p.38

 

 다음으로, 세번째 요인이 있습니다. 그것은 은사체험 운동으로 알려진 것으로서, 나는 이것이 오늘날 매우 심각한 현상이라고 봅니다. 여러분도 이것을 익히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이것은 지난 15년 동안 우리를 압박해 온 대단히 주목할 만한 현상입니다. 미국에서 시작해 많은 나라들에 파급되었고, 오늘날은 대부분의 나라에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복음주의라는 주제를 다루면서 하필 은사체험 운동을 거론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이것은 우리의 용어들을 세심하게 정의해야 할 필요에 대한 자각을 희석시키는 경향이 있었고, 현재 그러한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운동의 가르침은 '성령세례'를 제외한 나머지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간혹 방언을 자신들의 표준으로 삼기도 하지만, 대체로 '성령세례'를 내세웁니다. 이것 외에는 다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고방식을 몇 가지 예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은사체험 운동 지도자들 가운데 데이비드 두 플레시스(David Du Plessis)라는 사람이 쓴 책을 읽어 본 적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그는, 정말 중요한 것은 신학이 아니라 은사체험이라고 진술합니다. 이 말로써 그가 전하고자 했던 의미가 무엇인지 짐작하기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는 지루하고 이론적이고 지식을 앞세운 정통신앙이란 헛것이며, 신앙에는 생명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 말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는 체험을 제외한 다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으며 신학은 헛되다고 말하는 데까지 나감으로써, 신약성경의 진술과 교훈을 거스르는 매우 위태로운 자리에 서 있는 셈입니다.

 혹시 [가톨릭 오순절주의](Catholic Pentecostalism)라는 책을 읽어 본 적이 있습니까? 만약 읽으셨다면 그 책에도 유사한 내용이 실려 있는 것을 보았을 것입니다. 이것이 그 책의 주제입니다. 아주 명쾌한 책이지만, 복음주의의 입장에서 볼 때는 대단히 미묘하고 위험한 책입니다. 이 책의 논지는 "우리는 서로 다른 종교적 문화적 배경에 속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성령세례를 받고 방언을 말하기 때문에 하나다"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이것이 정말 중요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책은 교리를 수정해야 한다고 말하는 데까지 나가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반대의 것을 주장합니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성령세례를 받고 방언을 말하면 그동안 몸담았던 교회를 나와 오순절파 교회에 가입하는 위험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는 것이 큰 잘못이라고 말합니다. 책의 내용을 조금 인용해 보겠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대다수 오순절파 신자들은 감리교 출신들이었다. 감리교 신자들은 대체로 감정을 중시하고 지식은 중시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그 결과 그들은 이 '성령세례'를 받을 때 과도한 감정과 흥분으로 그것을 표현한다. 그들의 문화적 배경이 그러하므로 그것은 하등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성령께서 그들에게 문화적 매개를 통해 임하시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가톨릭 신자 곧 로마 가톨릭 신자들로서 거대한 교의와 교리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의 위대한 역사와 성례전적 가르침과 성례전적 삶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성령세례'를 받는다고 해서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버릴 필요가 없으며, 다만 오순절파와 연합하되 그들의 문화적 배경만 버리면 된다. 그들의 문화적 배경은 우리에게 전혀 불필요하다. 우리는 우리의 문화적 환경에서 '성령세례'를 받으며, 우리가 성령세례에서 받아야 할 영향은 우리의 교리를 버리고 오순절파가 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그 체험을 통해서 우리의 위대한 유산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감사해야 한다." '성령세례'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이들 로마 가톨릭 신자들은 성령세례의 주된 효과가 성모 마리아를 더욱 친밀히 알고 사귐을 갖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데로 나아갑니다. 그 체험이 미사를 비롯한 로마 가톨릭 교회의 다양한 교리와 교의들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게 해준다고 말합니다.

 이제 여러분이 이 모든 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결국 그것은 교리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로마 가톨릭 교리를 믿어도 괜찮고, 감리교 신자여도 괜찮고, 혹은 내키지 않으면 아예 교리 없이 지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성령세례'를 체험하는 일입니다. 따라서 그들은 컨퍼런스나 종교집회에서 사실상 교리가 없어도 된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여러분도 잘 아시는 것처럼, 이러한 견해는 믿음이 무엇인지 규명하고 기술하는 일의 중요성을 훼손합니다. 이러한 견해가 복음주의 진영에 들어오거나 이미 들어왔으며, 복음주의 신자들의 입지 전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믿고 주장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재검토해 정확히 이해하는 일이 너무나 절박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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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선민